강아지 산책의 기본

강아지 산책을 하루 삼십 분씩 시켜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시간을 채우는 데 집중하는 보호자가 많다. 그런데 개에게 산책은 운동이면서 동시에 정보 수집이다. 얼마나 걸었는지보다 얼마나 냄새를 맡게 해 줬는지가 만족도를 정한다.

냄새 맡는 시간이 에너지를 쓴다

개는 코로 세상을 읽는다. 전봇대 하나를 십 초 맡는 동안 다른 개가 언제 지나갔는지, 어떤 상태였는지를 파악한다. 이 과정이 뇌를 많이 쓰기 때문에 빠르게 걷기만 한 삼십 분보다 천천히 냄새 맡으며 걸은 이십 분이 개를 더 만족시킨다. 집에 돌아와 편히 자는 날은 대개 후자다.

줄은 느슨하게

목줄이나 가슴줄이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로 계속 걸으면 개도 보호자도 지친다. 줄에 여유가 있어야 개가 방향을 고르고 멈출 수 있다. 개가 앞서 나가 당길 때는 따라가지 말고 그 자리에 선다. 줄이 느슨해지면 다시 걷는다. 이것만 반복해도 몇 주 안에 당김이 줄어든다.

매번 같은 길로 가지 않는다

같은 코스만 돌면 냄새 정보가 새롭지 않다. 방향을 바꾸거나 골목 하나를 다르게 들어가는 것만으로 개에게는 새로운 산책이 된다. 주에 한 번은 차로 조금 이동해 낯선 동네를 걷는 것도 좋다.

더위와 바닥 온도

여름에는 아스팔트가 뜨거워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손등을 오 초 대 봐서 뜨거우면 개에게도 뜨겁다. 이럴 때는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에 나간다. 가을에도 낮 아스팔트는 생각보다 오래 열을 품고 있다.

다른 개를 만났을 때

산책 중 다른 개와 마주치면 반드시 인사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호자가 많다. 그런데 모든 개가 다른 개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줄에 묶인 상태에서는 도망갈 수 없어 더 긴장하기도 한다.

상대 보호자에게 먼저 물어보고, 양쪽 개가 편안해 보일 때만 가까이 간다. 인사할 때는 줄을 느슨하게 하고 몇 초만 두었다가 떨어뜨린다. 우리 개가 몸을 굳히거나 꼬리를 높이 세우고 멈추면 그 자리를 벗어난다. 억지로 사회성을 키우려다 나쁜 기억을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

산책 시간대도 개의 성향에 맞춘다. 사람과 다른 개를 좋아하는 개는 낮 시간대의 붐비는 공원이 즐겁지만, 겁이 많은 개는 같은 환경이 스트레스다. 그런 개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의 조용한 길이 훨씬 낫다. 산책에서 돌아온 뒤 개가 편안해 보이는지 긴장이 남아 있는지를 보면 시간대가 맞는지 알 수 있다.

산책은 개에게 하루의 가장 큰 사건이다. 시간을 채우기보다 개가 세상을 읽을 여유를 주는 쪽으로 바꿔 보면 산책이 서로에게 편해진다. 개가 산책을 즐기면 보호자도 나가는 일이 즐거워지고, 그렇게 되면 산책 횟수 자체가 늘어난다. 결국 개에게 가장 좋은 것은 꾸준히 나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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